나는 작업을 왜 하는가?
개인 작업: 일단 스스로의 주관이 100%가 되는 개인 작업을 꾸준히 수행적으로 하고 있어야지 힘들지 않습니다. 작업을 안하고 있으면 나 자신과도 사람들과도 소통이 잘 안되고, 집중도 잘 안되고, 작업을 안 하는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뭐랄까 살아있기가 힘이 듭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작업자로서의 재능 중 하나는, 어떤 면에서 태생적으로 고립되어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작업을 하지 않으면 내딛을 수 있는 땅이 없기 때문에, 작업을 하는 건 내딛을 수 있는 땅을 직접 만드는 일이고 스스로의 생존에 필요한 일입니다.
예술 협업 및 프로덕션 작업: 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이루면 다른 분야에서도 그 정도 전문성을 이룬 사람들과 함께 뭔가를 또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 그것이 서로간 확장된 신체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동시대의 멋진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장점과, 보고 싶은 친구들과 프로젝트 기간 동안 자주 볼 수 있도록 구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같이 있습니다. 디렉터로서는 서로 간 에너지가 상통하는 어떤 사람들, 믿고 일을 맡길 수 있는 협업자 풀을 잘 형성해나가고 싶습니다. 가지 않은 길이 수갈래로 나뉘어지지만 결국 끝에서 다들 서로를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으로.
사회/정치적 영향력: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 같은 사람이 전문적으로 단련된 창작자가 된다면, 예술씬에서 하나의 필요한 인물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약간의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건 누구나에게 해당되는 것 같습니다. 오리지널리티는 그것이 태어나는 것 자체가 세계의 다양성에 기여하는 일이고, 스스로 그런 오리지널리티를 만들 자신이 있다면, 그것을 이뤄내는 길에서 다양한 운이 따라주기를 바라면서, 사명감을 갖고 노동해야(경작해야)되는 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전시하고 싶은 곳
어디서 전시를 하고 싶은가? 에 대해서 생각해보니 뭔가 그 공간에서 정말 좋은 것을 본 기억이 있는 공간들이 떠오르는 것 같아요.
당장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집중할 수 있는 제작비와 생활비를 줄 수 있는 지원사업/기관 위주로 어플라이를 하고 있었는데, 지난 수업 때 나눴던 포지셔닝에 부분, 내가 스스로 나의 작업들이 서야되는 곳을 찾는 게 아니라 그냥 상황 되는 장소에서 되는대로 하려고 한건 아닌가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생존 불안 같은 것 때문에 터널비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어플라이는 계속 하겠지만 각각의 기회들이 스스로에게 어떤 도움과 기회를 주고, 어떤 포지셔닝을 만들고 있는지 좀 더 생각해볼 것 같아요.
좀 더 기획을 잘 다듬어서 고민들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공간, 또 이런 고민들에 관심이 있을만한 사람들에게 전달될 수 있는 공간에서 보여질 수 있도록 고민을 해봐야겠어요.
음… 국내에서 하고 싶은 곳들을 쭉 적어봤었는데, 정말 거기서 하고 싶은가를 생각해봤을 때는 그냥 과거에 좋은 개인전들과 큐레이션을 봤던 곳들이고.. 저는 아직 너무 신진인데다가 새로운 공간들도 계속 생기고 있고 메인 큐레이터도 또 시기별로 바뀌는 거고 모르는 공간들도 많고 .. 활동 계속 하면 국내에서 원하는 곳은 다 한번씩은 해보게 된다고 하니까, 리스트업 하는게 의미가 있나 싶어서 지웠습니다.
또 저는 미술공간에서 할 때의 편리함과 접근성도 멋진 일이지만, 작업 자체로만 보았을 때는 장소특정성 있는 완전 엉뚱한 데에 뭔가 해놓은 것들이 재밌더라고요. 갖춰진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그게 실제로 더 예산이 드는 프로젝트이기도 하고요.
아 국내에 그런 공간이라면 광주비엔날레 때 구 국군광주병원이 떠오릅니다.
해외는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 : 10년 주기로 준비한다는 게 매력적이고, 좋았던 전시: 피에르 위그, 히토 슈타이얼
베니스 비엔날레: 2019년 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자상 받은 리투아니아관(퍼포먼스 ‘태양과 바다’)가 너무너무 좋았어요. 안네 임호프의 파우스트도 황금사자상을 받았고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멋있었겟죠.
사실 제 개인작업은 굳이 사람들이 비엔날레까지 와서 봐야할 필요 있을까 싶은데, 베니스에서 전시하게되면 다른 사람들 꺼 보러 또 갈 수 있으니까 좋을 것 같고, 리투아니아관 정도 규모의 퍼포먼스에 그정도 맑은 시선을 담을 수 있다면 … 비엔날레에서 꼭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적절한 프로덕션을 꾸려서 XR 퍼포먼스를 제대로 연출해낼 수 있다면.. 그리고 율리아 슈토셰크 컬렉션에서 이걸 수집해주었으면 좋겠네요. 아르스일렉트로니카도 있는데, 온라인으로만 참여하고 직접 가본 적은 없어서 이건 리서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레지던시 및 대학원
해외 나가셔라고 해주셔서… 저는 원래 대학원을 막연히 해외로 생각하다가 코로나로 인해 접었고, 또 졸업하던 시점에 겪게된 개인사적인 일 때문에 나갈 수 없는 상황이었기도 했고… 이제는 잘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학원 ( 기준: 인터렉티브 미디어에 대해 시설이 있으면서 관련 교수진/강사진/작업자들과 크리틱이 되는 곳)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테크놀로지 / 멀티미디어 / 조형예술
*어딜 가든 교차 수강이 되겠지만.. 음테과는 요구하는 전문지식이 다르고 서초에 있습니다. (다른 과는 석관에 있고요)MIT 미디어랩 : 기술융합작업의 전문성에 도움이 되는 공학 석사를 갖고 싶다는 생각에.. 리서치 중입니다. 대기업 스폰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고 박사과정도 있어요.
레지던시
라익스 아카데미
아르코 청년예술가해외진출지원 / 국제교류지원 활용
두산레지던시 뉴욕
다음 편은 본 내용에 대해 필요한 보충 내용과 어떻게 작업하면서 경제적 기반을 이루느냐에 대해서도 찾아보고 내용을 적어볼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국내를 스킵하고 해외로 나가실 생각이면 적지않으셔도 무방한것같고.
불안하거나 안전한 수단으로 국내활동도 고려하신다면(해외진출이 잘 안되었을때를 대비)
그래도 고민해보셔도 좋을 것 같네요.
사실 디렉터가 바뀌거나 몇년안에 분위기가 바뀌기는 해외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서요.
그걸 계속해서 리스트업하시는게 작가로써의 직업적본분이겠지요.
(예를 들어보죠. 2019년이전까지 리투아니아관을 누가 쳐다보기나했을까요 ㅎㅎ . )
줄리아슈토체크이건 베니스비엔날레이건 혹은 라익스이건. 이미 소장/참여하는순간
어느정도는 성공이라고 봐야하는 것 같고요. 그 이전에 어떤 활동을 통해 거기까지 닿을 것인지
보충해주시면 더 재미있겠네요.
국내사례를 찾아보셔도 좋고요.(국내에서 라익스는 몇명이나? 누가갔나? 장르는 어떻게?)
(혹은 국내에서 베니스 본전시에 참여했던 작가의 리스트업을 하셔도 재밌겠네요. 한국관은 제외합시다)
대학원은 이 사례분석가운데서 정하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참여하고싶은 분야가 일관되고 꽤 정확한 편이시니까요. 자신과 가장 비슷한 테크트리를 탄 사람을
골라 그 언저리의 대학원을 가시는게 좋겠지요.(모든 것은 확률의 문제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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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로. 특이한 장소에 설치하는게 좋으시다면 역시 기금을 따는 것이 편하실 거라는 생각도드네요?
*두산레지던시는 수업시간에 코멘트하겠습니다. 제가 까먹을 것같아서 적어놓음 ㅋㅋ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CT)도 관심 분야에 맞을까 싶어서 남겨두어요! MIT MediaLab의 보다는 아무래도 국내이고 예종과 교류도 있으니 진입장벽이 조금 더 낮을 것 같더라구요. 제 기억에는 4월과 10월..?(정확치 않으니 필요하시면 찾아보셔야 할거에요!) 총 두번 지원할 수 있으니 넣어보는것도 좋은 것 같아요! XR기술 활용해서 졸업한 (2018..?19..?년도는 헷갈리네요..)동문도 NCsoft 인턴 후에 CT가셨더라구요! 이미 알고계실지도 모르지만 자문이 필요하시면 연결해드릴게요! 먼저 간 분들의 경험담도 중요하(+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