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백승윤입니다.
저는 판화와 시각디자인을 전공하는 4학년 학부생이며 지금 판화과 졸전을 먼저 준비하고 있어요! (12월 5일!!)
뭔갈 올린적이 없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스타트를 끊는게 점점 어려워지더라구요...
그래서 이번에 마음먹고 뭐든 올려보자 라고 생각했습니다... ㅎㅎ
일단 제가 졸업전시를 준비하면서 정리하고 있는 작가노트를 올려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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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 MYSELF AND I
하나의 인격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가장 꼴보기 싫은 면을 외면하지 않고 그것 또한 상대의 일부임을 마음 속 깊이 인정해야만 한다. 이는 나 자신을 내려놓는 일이기도 하다. 그 사람이 잘못된거라고, 그 사람은 내게 상처만주는 나쁜 사람이니까 빨리 도망치자는 내 이성과 감성의 외침을 잠시 외면하고, 도망치기를 그만둔 채 그 사람이 그렇게 굴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찾아 그를 마지막까지 변호하는 일련의 과정이 하나의 인간 존재를 온전히 이해하는 것에 가까워지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한낱 인간이기에 다른 사람의 마음속을 훤히 들여다 볼 수는 없다,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의 상황을 나에게 비추어 보며 그가 느꼈을 감정과 생각을 가늠하고 추측해보는 것이 전부다. 결국 우리는 아무리 노력해봐도 서로에 대한 근본적이고 완벽한 이해에 도달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끝내 상대의 전부를 이해하는 것에 실패해도 내가 소비한 감정과 시간은 헛되지 않다. 그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던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며 새로운 나의 일면을 발견하고 나를 이해하는 것으로 결실을 맺는다. (이 뒤에 어떤식으로 발견하고 이해로 이어지는지 전시된 작업과 연결지어 예시를 들어볼까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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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지금 졸전 외에 장기 프로젝트로 친구들과 준비하고 있는 <반지상 000> 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볼게요.
'반지상' 이라는 단어는 예전에 북촌쪽에 있는 독립서점에서 우연히 봉준호 감독님의 인터뷰 집을 발견해서 들춰봤다가 발견한 멋진 단어인데요, 영화 기생충을 소개하실 때 반지하라는 단어 대신에 사용하셨던 단어입니다. 사실 정확하게 어떤 의미로 사용하셨던 건지 다시 찾아보고 싶은데, 인터넷엔 검색해도 안나오고, 책이름도 가물가물해서 찾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ㅠㅠ
그때 감독님의 해석과는 별개로 친구들과 반지상이라는 단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가 처한 상황이 마치 '반지상'이라는 장소에 있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나눴었습니다. 그러면서 각자가 생각하는 ' 내가 있는 반지상'은 어떤 곳인지 정리해 보고 공유하는 시간이 있었어요. 그러면서 '우리 반지상 갤러리 라는 계정을 하나 파서 미완성이더라도 실험에 가까운 작업들을 꾸준히 업로드 해보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그 이후로 이 계정은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작업을 업로드 할지 다같이 고민해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각자 알아서 찔끔찔끔 작업을 올리자 하다가 무언가 하나하나 주제가 있는 프로젝트를 시작해 보는 것도 좋겠다 생각을 해서, 여러번의 회의 끝에 ' 현실에는 없는 전시'를 만들어보자 생각했어요.
마침 이번주에 회의가 한번 더 있으니, 회의 이후에 좀 더 정리해서 한번 올려보겠습니다.
글을 올려주시니 반갑네요!(마침내)
쓰신 작가노트의 내용을 비평하는 것과는 별개로.
리서치를 함께 해달라고 했던 이유도 이 글과. '반지상갤러리'활동에 대해 . 어떤방식으로 제가
접근해야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작가노트와. 졸업전시?(졸전은 뭐 그냥하는거긴합니다만) , 친구와 만드는 전시 를 통하여.
어디에 가닿고 싶으신건지. 뭐가 되고싶으신지?. 그 활동의 끝이 무엇을 향해있는지.
(당연히 정확히 이걸 알 수는 없습니다. 다만 '그냥 재미있는 걸 해보좌' 보단 나을겁니다)
를 리서치를 통해. 혹은 본인만의 로드맵을 통해 말씀해주셨으면 좋겠네요.
승윤님이 올려주신 글을. 그냥 제 기준대로. 제가 생각하는 미술로?(작업으로?) 판단하고
말씀드리는게 무슨 도움이 될까싶어요.
승윤님이 무엇이 되고싶은지. 어떤 작업들을 좋은 작업으로 여기는지. 를 알려주셔야.
그걸 기준으로 저도 승윤님을 판단하고 조언을 드릴 수 있겠지요.
승윤님의 글의 내용처럼. 그게 그나마 상대방을 더 이해할 수 있는 방식일지도요?ㅎㅎ
졸업전시엔 최근엔 잘 가지않지만.
졸업전시나 학부생이 여는 전시에는. 그 어떤 목적도 향하지 않고.(혹은 향하지 못하고) 작업을
해내고자 하는 목적만이 남아있어서. 아쉬움과 함께 또 그 나름의 신선함이 있지요.
그런 장점들과는 별개로.
저는 '나 자신에게만 집중했다' 거나 '그냥 내가 해보고싶은걸 원없이 해보는거다'식의 말들이
오고가는 것을 그리 좋게 보진 않습니다.
이것은 제 작업의 주제이기도 한데요. 내가 나의 내면에만 집중해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게
가능한가요? 우리가 만들어내는 것은. 지금까지 본 다른 여러 작업들과. 이미지와. 정보와.
여타 여러가지가 혼용된. 거기에 본인의 취향이 곁들어진. 그것들이 다 합쳐진 무언가이겠지요.
그렇기때문에 리서치를 많이 해야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많이 보고. 많이 해석하고.
많은 후보들?(작가가 되시려면요) 을 검색해서 나는 어디에 위치하는지. 혹은 어떤 것을 가장
좋아하는지. 를 좁혀나가셔야하겠죠.
결론적으로는 무엇이 되고싶은지. 작업과 함께 말씀해주셔야.
그것을 판단하고 조언해볼 수 있지않나~ 란 얘깁니다.
아 추가적으로. '현실에 없는 전시' 란 말이 어떤 말인지 궁금하네요.
현실이. 가상과 반대되는 개념의 현실을 말씀하시는 걸까요?
아니면 '지금까지 만들어지지 않았던 전시' 같은 것을 말하시는 걸까요??